현우의 생일이 다 지나기 전에 뭔가 글을 올려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무럭무럭 솟아서... 일 마치고 서면 잠시 들렀다가 이제 집에 와서 글 쓰기...
오늘 선택 곡은 '사이'
'사이'는 국텐에 객원으로 자주 건반을 맡아 주고 있는 훈남 노총각 그린 팝 피아니스트 AEV가 작, 편곡을 하고 하현우가 가사를 쓴 곡.
에이브가 올 여름에 낸 곡 '썸썸머'를 들었을 때 아, 이 총각 참 칵테일처럼 세련되고 소주와 삼겹살처럼 순수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사이'를 들으니... 이 총각도 참 한이 많구나...? ㅋ...
암튼 이 아름다운 멜로디에 완전 딱 맞는 이 가사를 하현우가 바쁜 와중에 한 이틀만에 뚝딱 써왔단다. 못된 시키... 범인(凡人)들 기죽게시리...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도를 만들고... 수많은 지도를 만들고... 수많은 달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사이사이에서 방황하다 결국 홀로 가게 된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일조권을 위해 일정한 간격이 필요하듯이.
그런데 최근 현대인들은 이 관계의 간격, 사이 조절에 힘들어 한다. 잘못하다가는 사이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거나 혹은 사이가 너무 멀어져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되어 버리거나.
건물이야 일조권을 위한 사이가 건축법에 정확한 명시되어 있지만 인간관계의 사이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방황하는 많은 현대인들을 위해... 이 곡을 헌정한다...
사이
메마른 이 길 위에
현실의 갈피 속에
한 자락 바람결에
걸음을 멈춰 뒤를 보다
나를 비껴간 봄날이
떨어뜨린 향기들을
따라가 따라가 따라가
잰걸음 사이에도
저 빌딩들 사이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모두 가지려 발버둥을 쳐도
작은 두 손에 잡힌 건
부스러진 욕심과
닳아 버린 희망과
게워 버린 상한 믿음들
잰걸음 사이에도
저 빌딩들 사이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긴 계단 사이에도
빼곡한 달력 안에도
찾을 수 없었던 내 모습
허공 속에서 건져 냈던
내가 증명될 모든 것이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사라져
먼 곳으로 떠났고
세상의 뒤를 밟고
결국 도착한 이 곳은
나를 두고 왔던 이 자리
영상은 영원한 금손이신... dreamriver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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