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또하나 주목되는 인물 유진 박
최근 #이상한변호사우영우 를 시청하는 재미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경제 불황 등으로 얼어붙은 사람들의 심장을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게 녹여주고 있다.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도, 동물들에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듯한 문지원 작가의 섬세함에 놀랐으며
그녀의 데뷔작이 바로 자폐증을 가진 소녀 임지우(김향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법정영화 ‘증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주 방영에서 등장한 유진 박이라는 인물로 인해 잊고 있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1990년대 후반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아시는 인물일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잠시 소개됐지만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1996년에 줄리어드 음악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당시 뉴욕 최고 매니지먼트 스카시 스켓과의 계약을 거절하고 한국 국내의 '열린 음악회'에 초청을 받아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3세에 바이올린을 잡기 시작, 8세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역사상 최연소로 줄리아드 예비 학교에 입학, 10세 때 웨인 심포니 오케스트라 (Wayne Symphony Orchestra)와 협연, 13세에 링컨 센터(Lincoln Center)에서 데뷔하면서 주목받았으며 16세에 본격적으로 전기 바이올린을 시작해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 홀 공연, 슈퍼볼 전야 축제 공연, 아스팬 재즈 앙상블 협연을 했고, 뉴욕의 명소이자 유명 라이브 클럽 《화 Wha》, 《블루노트 Blue Note》에서 윈튼 마설리스 등 세계 최고의 재즈 뮤지션과도 수많은 협연을 했다.
대한민국이 낳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소개되면서 뜨겁게 성원받았고 클래식, 국악 재즈, 얼터너티브 록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자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면서 혜성같이 등장한 유진 박은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무대 매너와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1998년에는 대한민국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축하 공연과, 1999년 마이클 잭슨의 방한 평화콘서트에서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연했었다.
그런 그가 돌연 매스미디어에서 사라졌고 잊혔었다. 그러다 2009년 7월 말 소속사가 유진 박을 지방의 소규모 행사, 유흥업소 공연, 무료 행사장을 전전시키고 출연료마저 착취해 그로 말미암아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다는 주장이 네티즌들에 의해 대두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이후 노예계약에서 해방되게 되었다고 한다.
2022년 6월 10일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FoPQHwqZfg
일련의 사실들을 글을 쓰며 알게 되어 걱정되는 마음에 최근 영상들을 찾아보니 그의 연주는 여전히 활기차고 아름다웠다.
세계적으로 각박한 현재에서, 더 각박한 삶을 살고 있을 자폐인들과 그 외 사회적 약자들을 문지원 작가 분이 환기시켜 화두로 끌어올려 주신 것.
그래서 뭐 최수연 같은 봄날의 햇살이 되자는 건 아니고(사실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 아닐까 싶다), 최소한 잊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