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우 이 괴물같은 스키...
어제는 국카스텐 1, 2집에 나가수, 복면가왕에 미니 앨범 곡들까지 모두 선택해 짬뽕으로 일하면서 듣다 말다 해서 오늘 1집부터 차근차근 다시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왜 국카스텐을 일찍 알지 못 했을까, 이 1집 다시 재발매 안 해주나 아쉬움 가운데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던 중 트랙 8번의 이 곡을 듣고는 읽던 책 집어던지고 가사 찾아 다시 듣기를 반복반복반복...중
이 곡의 제목 Limbo는 참 많은 뜻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사전적 의미로는 서인도 제도에서 유래된 우리에게는 막대춤으로 유명한 림보댄스, 다른 의미로는 단테의 신곡에 나왔던 지옥의 변방, 거기서 비롯되었겠지만 감옥, 수용소 등의 의미도 있다.
첫 시작은 림보댄스의 음악처럼 경쾌한 비트로 시작된다. 첫 두 구까지는 경쾌한 채로 있다가 서서히 음산하고 싸이키델릭한 음으로 바뀐다. 삶에서 죽음, 혹은 자유의 몸에서 수용소로 끌려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리라.
가사에 대한 해석이야 현우가 아닌 이상 알 수가 없겠지만 나는 사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렸다. '숫자', '비릿내 난 연기', '타올라라', '난쟁이의 북소리', '신을 찾던 마른 입' 등
'숫자'는 말 할 것도 없이 수용번호,
'비릿내 난 연기', '타올라라' 등은 화장터,
'난쟁이의 북소리' 사실 이게 제일 컸는데 소설 '양철북'을 떠올렸기 떄문이다.
'신을 찾던 마른 입' 이 역시 '신곡' 속의 제1옥인 림보는 구약의 인물들, 즉 그리스도 자체를 몰랐던 이들이나 영세를 받지 못하고 죽은 유아들이 가는 곳이므로 신을 모르는 이들이 신을 찾을 수가 없다. 때문에 신곡의 림보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듯.
아무튼 곡 전체의 이미지는 죄없는 내가 왜 이런 지옥같은 곳에 와 있어야 하는가, 귀가 잘린 것은 현실과의 단절, 빛 없는 어둠 속에서 그래도 아슬하게 매달려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 였다. 그럼에도 마무리는 처음의 경쾌한 리듬으로 마무리.
나쁜 스키. '라플레시아'나 '만드레이크'처럼 희망을 나타내는 건지 반대로 조롱을 나타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인트로와 베이스의 효과가 극대화된 곡. 이 곡 연주할 때 기뱅이 신났을 듯.
이 곡은 정말 라이브가 드물던데 이유가 뭔지... 이번 부산 스콜때 잠시 연주했던 듯 하다. 다시 한번 공연 못 간 것에 머리를 쥐어뜯음... ㅠㅠ
감상해 보시길...
Limbo
불결해진 예감은 (날 끌고 와선) 쉬지 않고 속삭이네
가느다란 기침 소리에 놀라 (울음을 멈춰) 남아있는 손을 거둬 단추를 여미네
누명을 쓴 우린 남은 귀를 자르고
창백해진 숫자는 곧 화장을 하고
비릿내 난 연기 속에 몸을 숨기고
타올라라 지껄이는 혓바닥은 침을 흘리네
조용히 다가온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아래로 끌고가 더러운 옷을 던져주네
문턱에 들어선 악취는 모두를 비웃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아무도 모르게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만지네
난쟁이의 가엾은 북소리는(날 조롱하며)
신을 찾던 마른 입은 소릴 지르네
조용히 다가온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아래로 끌고가 더러운 옷을 던져주네
문턱에 들어선 악취는 모두를 비웃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만지네
빛의 지저귐이 멈추고 난 후
어둠 속에 비로소 눈을 뜰 때
밤의 눈을 잃은 비둔했던 나는
아슬하게 매달려 울고 있네
밤의 눈을 잃은 비둔했던 나는
아슬하게 매달려 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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