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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덕질

국카스텐-림보-빛의 지저귐이 멈추고 나서야 불결해진 예감은 비둔한 나를 덮치네

by 미야비 맘 2016.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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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클콘에서 역사적인 '림보'가 나왔다기에 예전에 썼던 리뷰를 조금 손질해 올림. 부산콘에서도 해 주세요! 1집 내 최애곡이 '림보'라니까! ㅠㅠ

 

 

하현우 이 괴물같은 스키... 


 어제는 국카스텐 1, 2집에 나가수, 복면가왕에 미니 앨범 곡들까지 모두 선택해 짬뽕으로 일하면서 듣다 말다 해서 오늘 1집부터 차근차근 다시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왜 국카스텐을 일찍 알지 못 했을까, 이 1집 다시 재발매 안 해주나 아쉬움 가운데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던 중 트랙 8번의 이 곡을 듣고는 읽던 책 집어던지고 가사 찾아 다시 듣기를 반복반복반복...중 


이 곡의 제목 Limbo는 참 많은 뜻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사전적 의미로는 서인도 제도에서 유래된 우리에게는 막대춤으로 유명한 림보댄스,

다른 의미로는 단테의 신곡에 나왔던 지옥의 변방, 거기서 비롯되었겠지만 감옥, 수용소 등의 의미도 있다.  


첫 시작은 림보댄스의 음악처럼 경쾌한 비트로 시작된다. 첫 두 구까지는 경쾌한 채로 있다가 서서히 음산하고 싸이키델릭한 음으로 바뀐다. 삶에서 죽음, 혹은 자유의 몸에서 수용소로 끌려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리라. 


가사에 대한 해석이야 하현우 본인이 아닌 이상 알 수가 없겠지만 나는 사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렸다.  '숫자', '비릿내 난 연기', '타올라라', '난쟁이의 북소리', '신을 찾던 마른 입' 등 


'숫자'는 말 할 것도 없이 수용소에서의 번호,  

'비릿내 난 연기', '타올라라' 등은 화장터, 

'난쟁이의 북소리' 사실 이게 제일 컸는데 소설 '양철북'을 떠올렸기 떄문이다. 

'신을 찾던 마른 입'이 문제인데 '신곡' 속의 제1 지옥인 림보는 선하게 살긴 했으나 세례를 받지 못 한 타 종교를 믿던 이들이나, 영세를 받지 못하고 죽은 유아들이 가는 곳이다. 즉, 신을 모르는 이들이 신을 찾을 수가 없다. 때문에 신곡의 림보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듯. 


 죄없는 내가 왜 이런 지옥같은 곳에 와 있어야 하는가, 스스로 귀를 자른 것은 지옥 같은 현실과의 단절, 혹은 회피를 의미하는 듯.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 그래도 아슬하게 매달려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 인 듯 하다. 그럼에도 마무리는 처음의 경쾌한 리듬으로 마무리. 


하현우 나쁜 스키. '라플레시아'나 '만드레이크'에는 그래도 희망을 나타내는 듯한 밝음이 있었는데 이 곡의 경쾌한 리듬은 오히려 조롱을 나타내는 듯도 하고... 알 수가 없다. 니들 다 지옥에 있는 거야, 앗핫핫~ 하는 느낌?


아무튼 인트로와 베이스의 효과가 극대화된 곡. 이 곡 연주할 때 기뱅이 신났을 듯. 


이 곡은 정말 라이브가 드물던데 이유가 뭔지... 이번 부산 스콜때 잠시 연주했던 듯 하다. 다시 한번 공연 못 간 것에 머리를 쥐어뜯음... ㅠㅠ 


감상해 보시길... 


Limbo 

불결해진 예감은 (날 끌고 와선) 쉬지 않고 속삭이네  

가느다란 기침 소리에 놀라 (울음을 멈춰) 남아있는 손을 거둬 단추를 여미네  


누명을 쓴 우린 남은 귀를 자르고  

창백해진 숫자는 곧 화장을 하고  

비릿내 난 연기 속에 몸을 숨기고  

타올라라 지껄이는 혓바닥은 침을 흘리네  


조용히 다가온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아래로 끌고가 더러운 옷을 던져주네  

문턱에 들어선 악취는 모두를 비웃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아무도 모르게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만지네 


난쟁이의 가엾은 북소리는(날 조롱하며) 

신을 찾던 마른 입은 소릴 지르네 


조용히 다가온 안개는 차갑게 감싸고  

아래로 끌고가 더러운 옷을 던져주네  

문턱에 들어선 악취는 모두를 비웃고  

굴절된 소리로 천박스럽게 날 만지네 만지네 


빛의 지저귐이 멈추고 난 후  

어둠 속에 비로소 눈을 뜰 때  

밤의 눈을 잃은 비둔했던 나는  

아슬하게 매달려 울고 있네   

밤의 눈을 잃은 비둔했던 나는  

아슬하게 매달려 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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