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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인어와 서양의 인어

by 미야비 맘 201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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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어릴 때 안델센의 '인어공주'이야기를 동화로 먼저 접하기 때문에 인어는 전부 아름다운 공주, 왕자인 줄 알았다지요.

 

 

 

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하다 접하게 된 인어 이야기는 공포 그 자체였답니다. ^^;;

 

일본에는 인어에 대한 전설이 있습니다. 1524년경에 쓰여진  '古今著聞集(고콘쵸몬쥬)'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伊勢(이세)국의 어느 어부의 그물에 인어가 걸렸는데 몸은 물고기이고 머리는 인간, 이빨은 촘촘한 물고기의 이빨을 가졌는데 그 얼굴 생김이 원숭이와 닮았다. 인간과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다. 그 고기를 먹어보니 맛이 각별했다.

 

그 고기를 먹었다는 이야기는 민간에 '八百比丘尼(핫퍄쿠비쿠니)'란 또다른 이야기로 전승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 결과로 그는 800살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다만 또다른 전승에는 그 인어고기는 불로장생의 약이기는 하나 맞지 않는 인간에게는 독이 되어 인간을 죽게 하거나 혹은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고도 합니다.

 

동양의 또다른 인어이야기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집 '산해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해내남경'편에 남쪽 세계에 사는 이상한 사람들 중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물고기인 저인국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이 '산해경'에는 구미호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남산경 편에 나옵니다만 꼬리가 아홉이고 울음소리가 마치 어린아이 같으며 사람을 잘 잡아먹는다고 나옵니다. 다만 이 구미호를 사람들이 잡아 먹으면 요사스런 기운을 막아주며 그 아홉이나 되는 꼬리가 사람들에게 풍성한 복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인국의 인어 이외에도 교인이라는 인어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들은 바닷속에 살고 있기는 했지만 자주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곤 했답니다. 또 이 교인들은 사람과 같이 감정이 있어서 울기도 했는데 울 때마다 그 눈물방울이 모두 빛나는 진주로 변했답니다.

 

또 '흡문기'라는 책에는 인어의 모습이 사람과 거의 비슷하고 손발이 모두 있으며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가 매우 아름다워 바닷가에서 아내나 남편을 잃은 주민들은 그들을 잡아다가 연못 속에 기르며 자신의 아내나 남편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 인어들의 이야기는 마치 서양의 인어 이야기 같지요? ^^

 

그럼 서양의 인어들부터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로렐라이: 뭐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라인 강가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배를 탄 남자들을 유혹하는 인어들입니다. 결국 노랫소리에 홀려 배는 암초에 부딪히고 남자들은 죽게되지요. 

 

멜로우: 아일랜드에 전해지는 인어 이야기입니다. 여성체들은 아름답지만 남성체들은 추한 용모를 지녔다고 합니다. 이 인어들이 출현하면 풍랑이 일어나기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했지요. 또 여성체들은 인간 남성과 결합해 아이를 낳는 일도 있다고 하는데 태어난 아이의 발에는 비늘이 있고 손에는 물갈퀴가 있다고 합니다.

 

세이렌: 역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을 홀려 배를 난파시킨다고 하지요.

 

그럼 이전에 일본의 인어에 대해 이야기를 해 드렸고 또 중국 인어 이야기도 썼으니 이번엔 한국 인어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볼까요? ^^

 

이진수라는 어부가 바다에서 미인에게 이끌려 간 용궁에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올 때, 먹으면 불로장수한다는 고려인삼을 닮은 선물(이것을 인삼이 아닌 인어라 칭한다)을 받아 옵니다. 하지만 왠지 먹기가 껄끄러웠던 이진수는 그것을 그대로 두었는데 딸인 랑간이 그것을 먹어버리지요.

그것을 먹은 그녀는 빼어나고 변하지 않는 미모를 얻었지만 300살을 넘은 후 이 산 저 산을 방황하다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민화와 전설(고구려, 백제편)'

 

이 이야기는 이전에 소개해 드린 일본의 '핫퍄쿠비쿠니'와 그 이야기의 골자가 같습니다.

 

또하나 더 해 드릴 이야기는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의 동백섬에 있는 인어상에 얽힌 전설입니다.

 

 

 

먼 옛날 하늘이 처음 열리던 때, 인어의 나라 나란다에는 아름다운 황옥공주가 살았는데 공주가 자라자 나란다국의 왕은 머나먼 나라 무궁국의 은혜왕에게 공주를 시집 보냅니다.

 

인어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황옥공주는 동백섬에서 은혜왕의 왕비로 살아가지만 고향과 가족 생각이 간절하여 그리움이 쌓여가기만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은혜왕이 황옥왕비에게 ‘이곳의 달은 신통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그대 할머니께서 주신 황옥을 달빛에 비추면 그대의 나라가 보일 것’이라 말합니다.

 

그 날 이후, 매일같이 황옥을 달에 비춰 보며 향수를 달랬던 황옥공주, 그 순간만큼은 예전의 인어 모습으로 변해 동백섬 앞바다를 마음껏 헤엄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향토사학사들은 이 이야기를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이야기가 변한것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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