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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유리구두가 아니었다

by 미야비 맘 2014.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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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재투성이 아가씨)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니 따로 내용 언급은 할 필요가 없으리라. 다만 원작의 잔인함으로 인해 삭제된 부분만을 언급한다면, 신데렐라 언니들은 유리구두에 발을 맞추기 위해 첫째 언니는 엄지 발가락을 자르고, 둘째 언니는 발뒤꿈치를 잘랐다. 그걸 부추긴 것은 계모.

 

"어차피 왕비가 되면 평생 걸을 일이 없을테니 발가락을 잘라라. 발꿈치를 잘라라."라고.

 

결국 언니들은 신데렐라의 결혼식에서 새들에게 양쪽 눈을 파 먹혀 평생 장님으로 살게 된다.


당연히 이런 잔혹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줄 수는 없으니 커트되었겠으나 사실은 어느 나라 전래동화든 설화에서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라 이런 류의 잔혹동화가가 존재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신데렐라 이야기와 같은 패턴을 가진 콩쥐팥쥐가 그 예인데 잠시 뒤에 언급하도록.

 

[유리마루공방] 유리


그런데 여기서 이 비극의 원흉이 된 유리구두는 사실 유리구두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옛 이야기를 정리한 단편집에 실려 있었는데 이것이 1950년 디즈니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번역의 오류가 생겼다는 것, 즉 프랑스어로 유리는 verre인데 이것은 가죽을 의미하는 waire와 발음이 같다.

 

게다가 샤를의 단편을 참고로 쓰여졌다는 그림형제의 '신데렐라'에는 유리구두가 아니라 황금신이었다고 하고(이야기를 잔혹동화로 만든 것은 그림형제이다. )세계적으로 신데렐라와 같은 유형의 이야기에 나오는 구두들은 좋은 가죽에 금실 은실로 자수가 수놓아진 값비싼 구두들로 샤를의 신데렐라 이야기만 유일하게 유리구두이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쓰여진 1697년부터 약 800년 전 거슬러 올라간 중국 당나라 시대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있다.

 

당나라시대 수필집 [유양잡조(酉陽雜俎)]에 베트남 근처 중국 남부에 예쉔(葉限) 이라는 마음씨 곱고 아름다운 소녀가 있었다. 그녀 역시 나쁜 계모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소중히 여기던 신을 신고 마을 잔치에 갔다가 구두 한 쪽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금실 은실로 수놓아진 그 신은 우연히 왕의 눈에 띄였고 왕은 주인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하여 신이 인연이 되어 예쉔은 왕과 결혼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또 베트남에 '떰(쌀)과 깜(겨)'이야기로 전해진다.

 

[모야모와아누세계이

 

사실 당시 중국과 베트남 여성은 자신이 신을 신을 자신의 발에 꼭 맞게 만들어 신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수를 놓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올만 하다 여겨진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고대 이집트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 원조는 이집트???

 

 

 


그 옛날 로도피스라는 젊은 아가씨가 있었다. 로도피스(Rhodopis)는 ‘장밋빛 뺨’을 뜻하는 말이다. 로도피스 신화는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자이자 역사가인 스트라보(Strabo, BC 64?~AD 23?)의 ≪지리지(Geographica)≫와 로마 작가 클라우디우스 아엘리아누스(Claudius Aelianus, 175~235)의 기록을 통해 관련 신화가 전해오고 있다.

 

로도피스는 이집트에 살던 그리스 출신의 노예 소녀로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의 피부가 희다는 이유로 다른 노예들은 그녀를 따돌리고 괴롭혔다. 로도피스가 홀로 춤추는 것을 본 주인은 그녀의 재주를 칭찬하며 장미가 새겨진 신발을 주었는데, 하인들이 알고는 그녀를 전보다 더 못살게 굴었다.

 

어느 날 이집트의 파라오가 멤피스(Memphis)로 사람들을 불러 큰 축제를 열었다. 그러나 다른 하인들은 로도피스에게 할 일을 잔뜩 주어 축제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강에서 옷을 빨다 신발이 물에 젖어 햇볕에 말렸다. 목욕을 하는 중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매의 모습을 한 호루스(Horus) 신이 내려와 신발 한 짝을 물고 날아가 버렸다. 로도피스는 나머지 신발 한 짝만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멤피스에서 한창 축제가 진행되고 있을 때 매가 날아와 파라오의 무릎에 신발 한 짝을 떨어뜨리고 갔다. 파라오는 이를 호루스 신의 계시라고 생각했고, 그 신발이 발에 맞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며 이집트 왕국의 모든 아가씨들에게 신발을 신어보라는 명령을 내렸다.

 

신발의 주인을 찾던 파라오의 신하들은 로도피스가 살던 나우크라티스(Naucratis)에까지 이르렀다. 로도피스의 발에 신발이 딱 맞자 파라오는 그녀를 데려와 결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로도피스는 왕비가 되자마자 병에 걸려 죽게 된다. 로도피스의 죽음을 슬퍼한 파라오가 그녀를 위해 장대한 피라미드를 세웠다고 한다. 스트라보는 멤피스로부터 40 스타디아(1 stadia=약 160m)떨어진 곳에 있는 왕족의 무덤들 가운데 하나가 로도피스의 것일 수도 있다고 기록했다.

 

물론 한국에도 닮은 이야기가 있다. '콩쥐 팥쥐'이야기이다. 콩쥐 팥쥐도 알려진 이야기보다 잔인한 원작이 있다.

 

여원미디어 전래동화


꽃신 덕에 원님의 부인이 된 콩쥐를 시기한 팥쥐가 콩쥐를 물에 빠뜨려 죽이고 자신이 콩쥐의 흉내를 내며 살고 있는데 콩쥐가 죽은 연못에서 크고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 그 연꽃을 꺾어 방에 두었더니 밤마다 콩쥐가 나와 팥쥐를 괴롭힌다. 그래서 연꽃을 아궁이에 넣어 태웠더니 이번에는 그 아궁이에서 아름다운 구슬이 나와 다시 원님께 바치게 되는데 거기서 콩쥐가 나오고
자초지종을 알게 된 원님은 팥쥐를 젓갈로 담아 그 어미에게 보내게 된다. 계모가 놀라 죽은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실 전 세계에 걸쳐 신데렐라 이야기와 같은 류의 이야기는 약 1천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물론 원조가 있고 그 원조가 퍼져나갔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문화에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있다. 이렇게나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문화적 보편성에 의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권선징악이란 결국 보편적인 문화의 범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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