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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악이나 명예는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의 형상을 만들었다고 해서 '우상숭배'라 할 수 없는 것처럼.-이랑 씨의 트로피 판매 사건을 보고

by 미야비 맘 2017.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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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곡은...
불편하신 분들은 피해가셔도 좋습니다...

2월 28일 화요일에 있었던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있었던 작은 해프닝과 관련된 '이랑'이라는 가수의 '가족을 찾아서'입니다. 사실 상을 타게 된 곡은 '신의 놀이'입니다만 그 곡보다 저는 이 곡이 더 마음에 와 닿아서.

잠시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랑 씨는 트로피를 받자 "1월 내 전체 수입은 42만원이었고 2월은 감사하게도 96만원이었다"며 "어렵게 아티스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상금을 주시면 감사할 것 같은데 상금이 없어서 이 트로피를 팔아야 할 것 같다"고, "집세가 50만원이니 50만원에 팔겠다."고 하고 그 자리에서 현금 50만원에 트로피를 팝니다.

'유리바닥'이란 단어를 아시는지요.

부유층이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신분하락을 막는 현상입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한 상류층이 부를 세습하고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이를 유지하는 행태를 말합니다.

이 '유리바닥'은 기업에서 은연중에 일어나는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깨뜨리기 힘든 유리천장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여성이나 소수자가 능력과 관계없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아 고위직 진출이 어려운 현실을 의미합니다.

'유리바닥'은 결국 황금만능주의가 되어버린 사회의 전반에 걸쳐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게 됩니다. 아니 심지어 개천에서 난 용을 다시 개천으로 돌려버리지요.

가장 손쉬운 예로 정유라 씨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요. 재능이 없어도 돈으로 재능을 만들어 가는, 그리고 인문학이나 예체능계나 재능이 있어도 기본적으로 문이 좁은 곳들이라 돈이 없으면 아예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곳들.

거기에 항거한 '이랑'씨를 응원하기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또한 문재인 후보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던 '최고은'작가에게도 입니다...

뱀발: 이랑 씨는 본인도 밝혔듯 트로피를 판 것이지 자신의 음악이라든지 명예를 판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음악이나 명예는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신'의 형상을 만들었다고 해서 '우상숭배'라 할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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