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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05.12.30 이준익감독, '왕의 남자' at O2 시네마

by 미야비 맘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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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도 화려하게 매스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는 화제작이다. 12월 30일, 마지막 성적처리를 끝내고 가뿐한 마음으로 여동생과 어머니를 끌고 집 근처 O2 시네마로 향했다. 원래 29일 개봉작을 보고 싶었으나 보질 못하고... 그.런.데 왠 날벼락? 거의 매진 행진을 치닫고 있어 예약을 넣어도 야간밖에 표가 남아있질 않았다. 솔직히 놀라웠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않았었기에. 

 

사진은 멋진 두 남자 정진영과 감우성.

솔직히 내게는 영화를 보는 내내 공길이는 잘 보이질 않았다. 또한 내 눈은 장생이보다도 연산군을 쫓고 있었다. 육갑과 칠득과 팔복을 보고 있었다.

 

모두들 이 영화를 동성애 운운하고 있었으나 정작 내게는 당최 어디가 동성애 코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생과 공길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이였던가? 연산군이 공길에게 입술을 갖다 대었기 때문에? '패왕별희'와 '해피 투게더'를 본 나에게 이 동성애 코드는 조금 이해 불가였다.

 

특히 장생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설정상 그는 공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일까지도 불사한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가능했다. 아~ 그러나 감우성씨에게 그 감정표현이 어려웠거나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민망한 설정이기에 감독선에서 잘랐는지도 모르겠다. 아뭏든 내 눈에는 장생은 공길을 자신의 피붙이처럼 여기는 것으로 보였지 동성애 코드로는 보이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생을 연기한 감우성씨에게 엄지를 치켜들어 주고 싶다. 그는 신들린 광대,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산'을 보면서 감우성씨에게 호감을 느꼈었고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그가 결코 보이는 그대로의 부드러운 남자가 아니란 것을 어렴풋이 느꼈으나 이 정도로 딴따라 기질이 농후할 줄은 몰랐었다. 다시 태어나도 광대로 태어날 것이라 외치던 장생. 그 자유로운 영혼을 감우성씨는 완벽히 표현해 냈다.

 

연산군은 조금 틀렸다. 그는 공길을 사랑하지 않았다. 연산군은 사람에게 사랑과 믿음을 받아 본 적이 없었기에 사랑하는 일이 불가능한 인물이었다. 공길은 그가 처음으로 한번 사람을 믿고 사랑해볼까 하는 감정을 생기게는 해 주었으나 거기에서 끝이었다. 공길은 소위 말하는 양다리였던 것이다. 포장은 잘 되어 있었으나 공길은 장생과 연산군 어느쪽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손목을 그었던 것이 아니던가. 100% 자신만을 보고 사랑해 줄,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던 연산군에게 오히려 역효과가 되어버렸다. 연산군은 덜 자랐고 제멋대로인 인물이었다. 엄마 젖을 조금 덜 먹었다는 이유로, 아버지께 꾸중을 좀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이러한 감정들을 정진영씨는 너무나 콕 찝어 잘 표현해 내고 있었다.

 

 

공길 이준기. 이쁘다. 여자인 내가 봐도 여자보다 이쁘고 요염했다. 이 영화에서만. 이준기씨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서 쿠사나기 츠요시(초난 강)의 영화 '호텔 비너스'에도 출연했었다. 연기는 탄탄할 것이라 여겼지만 용케도 공길의 감정을 잘 잡아 표현해 주었다.


 

  

왕의 남자의 또하나의 볼거리. 화려한 의상과 소도구들이었다. 예쁜 것을 좋아하는 내게 눈요기를 실컨 시켜주었다. 한복의 또다른 미를 보여준 듯 해 기뻤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이다. 줄 위에서 자유롭게 왕을 욕하고 날아오는 화살을 춤추듯 피하던 장면.

 


마지막 장면이다. 마지막 묘기를 선보이고 두 사람은 나 여기 있고 너 거기있지의 세상으로 돌아간다.

아, 허접 리뷰다. 눈이 TV로 가 있는 고로... 이후 수정작업 들어가야겠다...

 

3월2일 수정.

나는 왕의 남자가 동성애 영화, 정치적 의미를 지닌 영화라고 말해지기 보다는 본연의 광대영화로 돌아가 주었으면 한다.

 

https://tv.kakao.com/v/895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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