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이런 곡들이 앨범화 되지 않은 거지? 이건 범죄야. 국카스텐은 초창기 노래들 다시 모아 앨범 하나 냅시다!
인간들은 스스로 나약한 존재임을 부정하기 위해 자신들보다 나약한 존재를 발견해 내 괴롭히는 것으로 자위한다. '지렁이'는 그렇게 천대받는 존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대인들의 시선이고 옛 사람들은 지렁이를 '토룡(土龍)', '지룡(地龍)'이라 부르며 용이 되지 못한, 혹은 용이 될 존재로써 인지하고 있었다. (후백제의 견훤 설화라든지 아기장수 이야기라든지 중국, 일본 등지에 산재해 있다.)
지렁이는 뒤로 가지 못한다. 앞으로 앞으로만 꿈틀대며 기어간다. 그로테스크할 지 모르겠지만 몸이 어느 정도 잘려도 살아서 앞으로 앞으로 전진한다.
가련하게 기어가는 내게
그 곳으로 가지말라하며
손을 감춰 내 몸을 가르네
누군가는 그 곳으로 가지 말라 막아서고, 앞으로만 갈 줄 아는 나는 몸을 끊어내어서라도 그 곳으로 가야하고.
그 곳은 재가 쌓인 상자였을까, 아니면 포근한 흙으로 가득 찬 꽃밭이었을까. 답은 노래를 듣는 사람들 각자에게 있겠지.
두 가지 버젼을 올려본다. 하나는 곡이 만들어진 당시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과거 밴드 버젼이고 또 하나는 최근(그래봐야 몇 년 전이었던 듯 하지만) 어쿠스틱스러운 버젼으로 부른 듯한 지렁이.
개인적으로는 과거 밴드 버젼이 훨씬 마음에 드는데 어쿠버젼보다 역시 완성도가 높다. 또 아마 혀누 목소리가 가사내용과 어울리게 처절하게 들려서일까. ㅋ 또 갓감자님의 기타가 역쉬!
중간에 들어온 디봉애비의 목소리가 생뚱맞긴 하지만(원래는 디봉애비가 노래를 불렀다기에 그를 위한 사심에 리뷰를 쓰려로 했는데... 미안 디봉애비... 내가 그대를 참 여엿비 여기지만 찬양은 안돼겠다... ㅠ^ㅠ)
그래도 왠지 기뱅이보다는 나을 듯? ㅋㅋ 지난번 마리텔에서 기뱅이 목소리를 듣고, 음, 기뱅이는 노래를 안 하길 잘했어. 하는 심정이었으므로. 물론 그의 베이스는 최고다. ㅋㅋ
그럼 감상을. 곡은 과거밴드 버젼이 훨씬 좋지만 뮤비는 최근 버젼이 예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 과거 멤버들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서.
지렁이
꿈틀대던 기억을 태우고
재가 되어 버리길 바라는
한 줌 거리에
소리 없는 소요 안에 갇혀
이름없는 기억을 마시는
나는 껍데기
재가 쌓인 상자안에 숨어
재가 되어 버리길 바라는
한 줌 거리에
가련하게 기어가는 내게
그 곳으로 가지말라하며
손을 감춰 내 몸을 가르네
무거운 옷을 벗어 태우고
더러운 나를 벗어 태우고
차가운 향기를 토해 내어
이대로 눈을 감아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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