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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버드나무 이야기

by 미야비 맘 201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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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지금의야부시 타카야나기 마을의 북쪽 산에 한 그루의 큰 버드나무가 있었다. 벌써 몇 백년도 전부터 거기에 서 있었던 것 같은 매우 큰 나무였다.

산의 북쪽에 있는 쿠로쿠라는 마을에 오류우 라는 근처에 평판이 자자한 예쁜 처녀가 있었다.
오류우는 타카야나기에 있는 술만드는 양조장에서 일을 하러 다니고 있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언제나 이 큰 버드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며 머리를 빗었다.

 

어느 날 언제나처럼 머리를 빗고 있던 오류우는 갑자기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한 젊은 사무라이가 서서 오류우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버드나무 아래에서 매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사이는 어느 새인가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즈음 궁에서 33개의 법당을 짓기 위해 목재를 각 지역에서 모은다는 소문이 퍼졌고 얼마 후 이 버드나무도 잘라서 올리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날부터 버드나무는 바람도 없는데 가지를 흩날리며 이상한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마침내 궁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을로 와 버드나무를 베는데, 분명 도끼질을 했는데도 다음날 와서 보면 어느 새 도끼자국이 있던 부분이 메워져 있어 일이 진척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밤새 버드나무를 지켜보니 베서 떨어져 나간 부분이 혼자 날아와 베어진 부분을 메우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음 날부터 밤이 되기 전 베어진 부분을 태워 없애버렸다. 그렇게 하니 더이상 메워지지 않아 마침내 며칠 후 버드나무는 베어져 쓰러졌다. 그 즈음 오류우도 병이들었다.

 

쓰러진 버드나무를 궁까지 운반하기 위해 또 많은 사람들이 버드나무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인원수를 늘여서 끌어도 버드나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곤란해진 사람들은 마을의 장로에게 의논했다. 그러자 장로는

 

"오류우를 불러오면 움직일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불려온 오류우는 병들어 초췌해진 모습이었으나 여전히 아름다웠다. 오류우는 버드나무 곁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살짝 버드나무의 껍질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버드나무는 조용히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류우가 매일 만나던 젊은 사무라이는 바로 이 큰 버드나무의 정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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